파리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5일 차 오전에는 특별한 계획 없이 동행들과 파리의 아침 공기를 즐기며 가볍게 산책에 나섰어요.

초콜릿계의 에르메스, 파트릭 로제(Patrick Roger)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프랑스 최고의 쇼콜라티에 장인, 파트릭 로제 매장이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초콜릿 가게라기보다 고급스러운 명품 샵 같은 분위기에 압도당했는데요.
평소 초콜릿을 워낙 좋아해서 '여기까지 온 김에 하나만 맛보자' 하고 구매했는데, 와... 정말 한 입의 사치라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신부님 친구 관희와의 특별한 재회
오후에는 아주 특별한 약속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동창이자, 현재 파리에서 신부님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22년 당시) 친구 관희를 만났거든요.
저희가 천주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타국에서 신부님이 된 친구의 가이드를 받게 되다니 정말 든든하고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26년인 지금은 아마 멋진 박사학위에 도전하고 있겠네요!
관희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니 서울 도심에서 볼법한 현대적인 건물 앞이었는데, 거기서부터 신부님의 '특급 파리 가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 생트 샤펠 성당: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웅장함으로 압도한다면, 이곳은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의 화려함이 숨을 멎게 했어요. 신부님과 함께 있으니 경건한 마음이 들어 저절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게 되더라고요.


줄이 좀 길었었다..


•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10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이 서점은 외관부터 '나 역사 깊은 곳이야'라고 말하는 듯 분위기가 넘쳤어요. 셰익스피어는 워낙 유명하니 인증샷 한 장 남겨주는 게 예의겠죠?


센 강의 낭만, 바토무슈 페리
친구가 "파리 페리는 해 질 녘에 타야 진짜 낭만이다"라며 시간 맞춰 데려가 준 덕분에 황금빛으로 물드는 파리를 만날 수 있었어요.
도시 전체가 핑크빛으로 변하고, 강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에펠탑은 그야말로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파리의 분위기는 세상 그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어요.


페리 위에서 맥주도 굉장히 낭만이 있어요 ㅎㅎ
저는 이제 낭만파



치즈의 신세계, 로컬 라끌렛(Raclette)
배고플 때쯤 친구가 데려간 곳은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라끌렛 맛집! 커다란 치즈 덩어리를 기계에 걸어 녹여먹는 방식인데 비주얼부터 합격이었어요. 녹아내린 진한 치즈를 소시지, 바게트, 감자 위에 얹어 먹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치즈 향이 정말 미쳤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깊고 풍부한 풍미에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에펠탑 앞에서의 마지막 건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 곳은 역시 에펠탑이었습니다.
친구와 와인 한 병, 맥주를 사 들고 잔디밭으로 향했어요.
여기에 동행 한 분까지 합류해서 셋이 잔디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했죠.
반짝이는 에펠탑을 안주 삼아 마시는 와인은 정말 달콤했고, 이 공기, 이 온도, 이 분위기 자체가 완벽한 피날레였습니다.


바르셀로나의 도난 사고로 시작해 신사의 나라 런던, 그리고 파리에서의 낭만적인 마무리까지.
우여곡절 많았지만 그래서 더 잊지 못할 저의 유럽 여행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파리, 꼭 다시 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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