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에 아무렇지 않게, 큰 고민 없이 운동을 오는 사람들을 보면 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이미 한 번은 지쳐 있는데,
그 상태로 운동복을 챙겨 체육관으로 향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오늘따라 퇴근 후에 주짓수를 오는 분들 실력이 어떻든 간에 기본적으로 멋있어 보였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보여줄 사람도 없는데
그 시간을 스스로 선택해서 몸을 굴린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주짓수를 시작한 지 어느덧 5년이 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건,
이 운동에서 가장 대단한 건 재능도, 승급도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처음 체육관에 오면 대부분 비슷하다.
동작도 서툴고, 힘 조절도 안 되고, 매트 위에서 허둥대는 시간이 더 길다.
그런데 3개월 정도 지나고, 어느새 6~7개월이 되면
조금씩 각자만의 색깔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가드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패스를 파고들고,
또 어떤 사람은 유독 침착하게 버틴다.
오늘 특히 몇 분과 스파링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아, 이 사람은 이제 운동을 한다기보다
수련을 하고 있구나 하고.
물론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바쁘다는 이유, 다쳤다는 이유, 혹은 그냥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느 순간 체육관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그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퇴근 후에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걸 요구한다.
그래서 남아서 계속 매트에 오르는 사람들이 더 멋있게 느껴진다.
대단한 기술이 없어도,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도,
오늘도 어제처럼 운동복을 자연스레 입고 매트에 올라오는 사람들.
주짓수는 어느 순간부터
기술을 배우는 운동이 아니라 태도를 배우는 운동이 된다.
지금 당장 잘하기보다는,
오늘도 빠지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
그 선택이 쌓여서 결국 한 사람의 색깔이 된다.
퇴근 후에 주짓수를 한다는 건
강해지겠다는 욕심도 있겠지만
꾸준하게 계속 남아 있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오늘도 그렇게 매트 위에 선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꾸준히 수련하는 사람 모두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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